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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간이책꽂이

죽음의 에티켓 (롤란트슐츠)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다. 솔직히 책 읽은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어볼까 싶어서 태블릿을 켰고, 교보문고 앱을 들어가 보니 매달 한 권씩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었고, 잘 됐다 싶어 냉큼 받아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이런 내용의 책도 있었구나!!" 였다. 조심씩 조심씩 읽어내려갔다. 읽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죽음이 찾아올 때...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는 걸까?

함께 했던 이들 중 누구도 이야기해 줄 수 없던 죽음이 바로 내 앞에 있는데...

 이 책에서는 한 사람이 병에 걸려 며칠 살지 못하는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환자실에 있는 내가 (병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생활하고 있는지, 내가 많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준 고마운 사람들이 방문했을 때 어떤 생각으로 그들을 맞이하는지...에 대해서 그 어떤 사람들보다, 그 어떤 책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말을 아낀다. 이전에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다. 그냥 아프고 힘들어 보이니까 "괜찮아질 거야" "조금만 더 힘내자" 등 무심코 위로의 말들을 한 것 같았다. 이런 위로가 당사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죽음을 맞닥뜨리지 않는 우리들이 하는 위로의 한 마디는 죽음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위로의 이야기에 기분이 상한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나는 죽어가고 있는데 너희는 내가 없어도 계속 잘 살 거잖아... 무슨 걱정이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법하다. 위로라는 것은 비슷한 일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인데 너무 생각 없이 위로를 한답시고 의례적인 말들만 늘어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후회가 든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죽음을 직면하고 있는 당사자의 몸 상태와 심리적 변화를 당사자의 시선에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또한, 그를 위해서 주변 사람들이 해야 할 것들 (위로가 아닌 다른 것), 그리고 당사자가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해야 할 행동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누구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경험해보는 죽음이라는 것에 직면했을 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부분이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죽음이란?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일반용어

 사전적 의미로서 죽음이란, 이렇게 표현한다고 한다.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죽음이라는 것이 어떤 현상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알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죽음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확한 의미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죽음이라는 것은 어떤 집단에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의학적인 죽음을 죽음이라고 정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단하게 의사가 정의하는 죽음과 종교적 의미에서의 죽음 또한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최근 의학적인 죽음과 과거의 죽음이라고 정의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리고 죽음을 서서히 직면해가는 모습을 설명해준다. 호흡이 약해지고 어느 순간 사라지면 심장이 더이상 뛰지 않는 그런 상태. 저자와 우리는 이런 상태에 있는 사람을 죽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태가 되면 의사가 사망선고를 하게 된다. 이제부터 지금까지는 내 몸에서 일어날 수 없없던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고, 또한 내가 정신없이 살아왔던 이 사회로부터의 탈출이 시작된다.. 더이상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죽음 이후 나는...

 

정말 한 평생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내 삶에 기록들은 사라진다..

가장 슬픈 것은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또한 사라진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에 강력하게 나의 육체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대응하고 있던 많은 작용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내 육체의 반응들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동안 열심히 내 몸 전체에 피를 공급하기 위해 뛰어줬던 심장이 멈추면서 피들은 중력에 의해 한쪽으로 몰리게 되고 곧이어 시반이라는 것이 생기게 되고, 나의 몸을 열심히 움직여 줬던 근육에서는 경직 현상이 일어나 나의 몸을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위나 장에서는 그동안 나의 면역력에 의해 내 몸을 공격하지 못했던 많은 미생물들이 드디어 나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내가 알던, 그리고 내 지인들이 알던 그런 나의 모습들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거의 알지 못한다. 과거에는 죽음을 가족이나 지인들 품에서 (집에서)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서는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가 한 사람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다. 생물학을 전공하여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고 이해하고 있었던 부분이지만 이 책에서는 죽은 이를 '나'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내가 죽게 되면 나는 이렇게 되겠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육체적인 변화 이외에도 죽은 이는 그동안에 몸담았던 사회로부터의 탈출도 시작된다. 의사의 공식적인 죽음 선언 이후, 매장이나 화장을 하는 과정에서도 국가의 통제를 받게 되며, 국가적인 문서로써 나의 죽음을 알리게 되면 나는 더 이상 이 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것이 된다. 다들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죽게 되면 남아있는 우리가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각 개인은 죽음이라는 것은 한번 밖에 경험할 수 없지만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목적하고 이 과정은 경우에 따라 많이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 때문이다.

 이렇게 나는 이 세상에서 떠났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슬프게 다가왔던 부분이 여기다. 처음에 내가 죽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슬퍼했다. 그리고 나의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더더욱 많이 슬퍼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 일상생활이 힘들 수도 있을 것이고, 또한 내가 생전에 사용하던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그 슬픔을 달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슬픔에 잠겨있던 사람들은 일상을 되찾아가고 나의 죽음에 대한 슬픔도 많이 사그라드게 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나를 기억하던 사람들도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서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마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부분은 공감할 수 있다. 지금 나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나중에 나도 이 세상에 없을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쉬움...

 이 책에도 아쉬는 점은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저자가 쓴 책이 아니라 독일의 저자가 작성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장례 환경을 반영하고 있지는 않아 다소 공감이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 책이 우리나라 저자가 작성하였다면 정례 절차에 대한 이야기도 해줬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시신이 장지로 이동할 때 여러 구의 시신을 한꺼번에 운송하는 것도 조금 생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진행되는 부분인데 내가 잘 알지 못한 부분일 수도 있다.

그리고 번역한 책이다 보니 글이 눈에 잘 안 들어왔던 것 같다. 뭔가 표현에서 어색한 부분이 있었고 조금만 더 한국적인 표현을 적용해주었다면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생각해보셨나요...?

 우리는 일상을 정신없이 살아간다. 각자의 업무와 관심사 등 하루하루 정해놓은, 때로운 한 달, 일 년의 계획를 수립하고 수행해가면서 정신없이 살아간다. 그런데 정작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죽음을 어떤 식으로 맞이하고 싶고,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지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죽음은 누구나 한 번씩은 겪는 일이라고. 그런데 그것에 대해 진지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나 책은 그리 많지 않다고... 정말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나도 "내년에는 책 좀 읽어보자!"라는 등 사소한 계획들을 세우면서 살아갈 생각만 하지 정작 누구나 한 번씩은 겪을 [죽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깨달았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은 "하루하루 살기도 바쁜데 이런 생각을 해서 뭐해" 또는 "그런 생각 하면 될 일도 안돼~ 하지 마!"라는 식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죽음]의 이미지 자체가 매우 부정적으로 우리에게 인식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젠가 겪을 이 [죽음]이라는 과정에 대해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언제 나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죽음]이라는,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씩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나에게 그 [죽음]이라는 녀석이 갑작스럽데 다가온다면 내가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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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티켓

한 번도 나 자신의 일이었던 적 없는 죽음. 그러나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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